하나님 아버지, 오늘 이 기도의 자리에서 저의 고백을 드립니다.
말씀에 기록된 대로, “현재의 고난은 장차 나타날 영광과 비교할 수 없도다” 하셨지만, 저는 지금도 고난 가운데에 있습니다. 제 삶의 무게는 날마다 제 어깨를 짓누르고, 마음에는 끝없는 탄식이 떠나지 않습니다.
그러나 주님, 이 탄식이 저만의 것이 아님을 압니다. 주님 말씀처럼 온 피조물이 함께 신음하며 고통을 겪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피조세계는 썩어짐에 종노릇하며 허무함에 굴복하였고, 저 또한 그 가운데 한 존재입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받은 저지만, 육신은 죄에 쉽게 무너지고, 마음은 거짓에 속고, 시선은 자주 주님을 떠납니다. 주님의 뜻대로 살고자 하나, 이 땅의 현실 앞에서 믿음이 흔들릴 때가 많습니다.
주님, 지금도 수많은 성도들이 그 마음속에서 조용히 탄식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부조리와 어둠 속에서도 진리대로 살고자 몸부림치며, 그저 하나님의 자녀로 인정받기를 소망하며 신음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한 사람입니다.
저는 부활의 몸, 완전한 구속, 천국의 소망을 바라며 살아가지만, 그 소망은 눈에 보이지 않기에 때때로 흔들리고 지칩니다. 보이지 않는 것을 바라며 인내하는 것이 이토록 어려운 일임을, 그 기다림이 얼마나 깊은 믿음을 요구하는지를 새삼 깨닫습니다.
그러나 주님, 지금 이 고난의 시간은 끝이 아님을 믿습니다. 이 눈물의 자리는 단지 지나가는 광야일 뿐, 결코 끝이 아니라고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 40년을 지나 약속의 땅으로 향했던 것처럼, 저도 이 고난의 시간 속에서 언약의 여정을 걷게 하옵소서. 이 탄식의 순간을 믿음의 기회로 바꾸어 주시고, 오늘 이 순간도 하나님의 뜻 안에 있는 시간임을 믿게 하소서.
교회를 향한 주님의 뜻도 다시 깊이 새겨봅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며, 저는 그 몸 된 교회 안에서 말씀을 듣고, 기도를 배우고, 성도의 교제를 통해 영광의 자유를 누려왔습니다.
그러나 주님, 제가 교회를 얼마나 가볍게 여겼는지요. 원하는 것과 다르다는 이유로 쉽게 마음을 닫고, 작은 시험에도 서운해하며, 나의 생각과 판단을 앞세우며 교회를 판단했음을 고백합니다.
이제 다시 고백합니다. 교회는 하나님께서 저를 위해 예비하신 은혜의 통로이며, 성령이 역사하시는 거룩한 공동체임을 믿습니다. 그 안에서 말씀에 붙잡히고, 기도에 집중하며, 복음을 품고 살아가는 삶을 회복하게 하옵소서.
주님, 하나님의 자녀는 세상의 논리나 감정이 아니라 오직 말씀에 붙잡혀 살아야 함을 믿습니다. 사도 바울이 “말씀에 붙잡혀 예수가 그리스도라 증거하였다” 하였듯이, 저도 그 말씀을 삶의 중심에 두고 살아가게 하옵소서.
말씀은 화려한 언변이 아니라, 영혼을 살
리는 하나님의 생명의 언약입니다. 그 말씀이 제 삶의 뿌리가 되게 하소서.
그리고 주님, 저는 지금 참된 자유를 갈망합니다. 율법의 종노릇, 세상의 비교의식과 불안, 사람의 평가에 흔들리는 나날들 속에서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를 잊고 살았습니다.
그러나 이제 깨닫습니다. 참된 자유는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 된 교회 안에서, 말씀과 기도 속에서, 성령의 일하심 속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자유임을 믿습니다.
주님, 저를 다시 회복시켜 주소서. 지금 이 기도 가운데서 제 탄식이 찬양으로 바뀌게 하소서. 고난이 감사로 바뀌게 하시고, 교회를 향한 사랑이 다시 회복되게 하소서.
성령님, 지금도 저를 위하여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간구하고 계시다는 사실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요. 저는 기도할 바도 알지 못하는 연약한 존재입니다. 입술을 열고 기도하려 해도, 염려와 걱정이 앞서고, 말씀을 듣고도 그 말씀이 기도가 되지 못하는 저의 무기력을 고백합니다.
이제는 형식적인 신앙생활이 아닌, 주님의 뜻에 반응하는 삶을 살아가고 싶습니다. 말씀을 듣는 데서 그치지 않고, 말씀에 응답하고, 기도로 실천하는 믿음의 사람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그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룬다”는 말씀처럼, 주님의 선하신 계획 안에서 저의 모든 시간과 사건들이 선으로 연결되게 하소서.
주님, 저는 주님의 부르심을 받은 자입니다. 지금은 부족하고 연약하지만, 주님께서 미리 아신 자를 부르시고, 부르신 자를 의롭다 하시며, 의롭다 하신 자를 영화롭게 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저 또한 그 영광을 향해 걸어가는 사람임을 믿습니다.
이 믿음의 길 위에서 교회 안에 뿌리내리고, 제자로서의 삶을 감당하게 하옵소서. 교회는 단순한 예배당이 아니라, 말씀으로 양육하시고, 사명을 회복시키시며, 제자를 세우는 하나님의 장막임을 믿습니다.
그리고 주님, 저를 진실로 사랑하는 제자로 세워 주소서. 말로만 복음을 전하는 자가 아니라, 사랑으로 복음을 전하는 자, 그 사랑을 삶으로 증거하는 제자가 되게 하옵소서.
어릴 적 상처와 결핍으로 인해 사랑을 받지 못한 기억이 저를 형식적인 신앙으로 몰았지만, 이제는 주님의 십자가 사랑이 제 안에 충만히 채워지게 하소서. 주님께서 저를 끝까지 사랑하셨음을 믿습니다.
이제는 단 한 영혼이라도 제자로 세우는 삶을 살아가게 하소서. 언약이 통하고 사랑이 흐르는 만남을 허락하셔서, 허무한 세상 속에 살아가는 피조물들에게 참된 자유를 전하게 하소서.
성령님, 이 모든 것이 저의 힘으로 되는 것이 아님을 압니다. 지금도 말할 수 없는 탄식으로 저를 위해 친히 간구하고 계신 성령님의 능력만이 저를 일으킬 수 있음을 고백합니다.
오늘도 이 기도의 자리에 앉아, 다시 부르심에 반응하게 하시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답게 살아가게 하소서.
마침내 이 모든 고난의 여정이 영광으로 향하는 길임을 믿습니다. 그 길 끝에서 반드시 주님의 영광의 자유가 저를 기다리고 있을 줄 믿고, 믿음의 걸음을 멈추지 않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