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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약

by coven21 2025.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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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은 전 세계적으로 40억 명 이상의 인구가 경전으로 여길 만큼 엄청난 영향력을 지닌 문헌이며, 서구 사회에서는 문학, 철학, 예술의 기반이 되는 필수 지식으로 간주된다. 비종교인에게도 성경은 반드시 이해하고 넘어가야 할 인류 문화의 뿌리와 같은 존재로, 창세기부터 시작되는 모세오경은 그중에서도 중심이 되는 텍스트이다. 이 콘텐츠의 화자는 교회에 다니지 않지만, 일반인들이 성경의 이야기를 보다 쉽고 흥미롭게 이해할 수 있도록 신선하고 재치 있는 언어로 성경의 전체 맥락을 소개해 나간다.

 

가장 첫 장인 창세기에서는 세상에 아무것도 없던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와 우주, 땅, 바다, 식물, 동물, 인간을 창조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인간은 아담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등장하고, 그 아담의 갈비뼈로부터 하와가 만들어진다. 그들은 에덴동산이라는 낙원에서 살았으며, 하나님은 동산 중앙에 선악과와 생명나무를 두었고 선악과의 열매는 먹지 말라고 엄중히 경고한다. 하지만 뱀의 유혹에 넘어간 하와는 선악과를 먹고, 아담도 함께 그것을 먹음으로써 둘은 낙원에서 추방된다.

 

 

이후의 이야기에서는 인류 최초의 살인 사건인 가인과 아벨의 비극이 펼쳐진다. 가인은 형제로부터 인정받지 못한 분노에 휩싸여 아벨을 죽이고, 이에 대해 하나님은 가인을 저주하지만 동시에 그의 생명을 보호하는 표식을 부여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의 죄악이 더욱 깊어지고, 하나님은 이 타락한 인류를 정화하기로 결심하여 대홍수를 내리기로 한다. 그러나 모든 인간이 타락한 가운데서도 의롭고 정직한 노아만은 하나님의 눈에 들게 되고, 하나님은 그에게 방주를 만들라고 지시한다. 노아는 가족과 모든 동물들을 방주에 태우고, 하나님의 명령대로 거대한 홍수를 피해 인류와 생물의 계보를 보존한다. 이후 하나님은 다시는 이런 방식으로 인류를 멸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하며, 그 언약의 징표로 무지개를 두셨다.

 

 

이후 인류는 다시 번성하기 시작하였고, 그 번성의 결과로 바벨탑 사건이 발생한다. 인간들은 하늘까지 닿는 탑을 세워 하나님의 영역에 도전하려 했고, 이에 분노한 하나님은 언어를 혼란스럽게 만들어 사람들을 서로 이해하지 못하게 하여 그들의 야심을 좌절시킨다. 그렇게 인류는 각지로 흩어져 언어와 문화가 다르게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후 구약의 중추 인물 중 하나인 아브라함이 등장한다. 본래 이름은 아브람이었으나, 하나님의 부름을 받고 가나안 땅으로 이주하면서 아브라함으로 개명된다. 그는 하나님의 언약을 받아 후손이 번성할 것이라는 약속을 받는다. 이 과정에서 할례라는 의식이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증표로 주어지며, 이스라엘 민족의 정체성을 구체화하게 된다. 아브라함은 그 외에도 멜기세덱과의 만남, 소돔과 고모라의 파멸 등 중요한 사건들 속에 위치해 있다. 소돔과 고모라는 죄악으로 가득한 도시로,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 유황불로 멸망하게 되는데, 그 도시에 살던 아브라함의 조카 롯은 천사의 도움으로 간신히 탈출한다.

 

 

아브라함의 아들 이삭은 리브가와 결혼하고, 쌍둥이 아들 에서와 야곱을 낳는다. 장자 에서는 맏아들의 권리를 하찮게 여기고 팥죽 한 그릇에 팔게 되고, 그 일로 인해 결국 아버지 이삭의 축복은 교활한 둘째 야곱에게 돌아가게 된다. 야곱은 하나님과의 씨름 후 ‘이스라엘’이라는 새 이름을 받고, 이스라엘 민족의 시조가 된다. 야곱은 라헬과 레아, 그리고 하녀들을 통해 12명의 아들을 두며, 이는 이스라엘 12지파의 조상이 된다. 야곱의 아들들 중 가장 사랑받은 요셉은 형들의 시기와 질투로 인해 애굽에 노예로 팔리게 되고, 여러 고난을 거쳐 결국 애굽의 총리라는 높은 지위에 오르게 된다.

 

 

기근이 들자 요셉의 형제들은 애굽으로 식량을 구하러 오게 되고, 이 과정에서 요셉과의 극적인 재회가 이뤄진다. 요셉은 형들을 용서하고 가족 전체를 애굽으로 이주시켜 풍요로운 삶을 제공하게 된다. 이 시점에서 야곱의 자손, 즉 이스라엘 민족은 애굽에 정착하게 된다.

 

 

이후 출애굽기의 배경이 된다. 시간이 흘러 이스라엘 민족은 번성하고 수가 많아졌고, 새로운 애굽의 왕은 이들을 두려워하며 압제하기 시작한다. 남자 아기들을 모두 죽이라는 명령까지 내려지자, 한 어머니는 아들을 갈대 상자에 담아 나일강에 띄운다. 이 아이가 훗날 출애굽기의 주인공, 모세이다. 바로의 공주에 의해 구조된 모세는 왕궁에서 자라나지만, 이스라엘 백성에 대한 연민으로 인해 애굽인을 살해하고 도망친다.

 

 

그는 광야에서 목자로 살아가던 중, 떨기나무 불꽃 가운데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스라엘 민족을 해방시키는 사명을 부여받는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나는 스스로 있는 자”라는 강력한 정체성을 밝히며, 그를 바로에게 보내라고 명령하신다. 모세는 형 아론과 함께 바로에게 이스라엘 백성을 해방하라고 요구하지만, 바로는 이를 거부하고, 이에 따라 애굽에는 10가지 재앙이 내리게 된다.

 

 

마지막 재앙인 장자의 죽음 이후, 애굽은 결국 이스라엘을 해방하게 되고, 모세는 백성을 이끌고 출애굽하게 된다. 그러나 곧 후회한 바로는 군대를 보내 추격하고, 이 과정에서 모세는 홍해를 가르는 기적을 통해 백성을 구하고, 애굽 군대는 홍해에 휩쓸려 사라진다.

이 기적 이후, 이스라엘 백성은 광야를 지나며 모세의 인도 아래 신의 율법을 받게 된다. 시내산에서 하나님은 십계명을 포함한 수많은 율법을 모세에게 전달하고, 이스라엘 백성에게 주어진 계명은 그들의 정체성과 신앙의 핵심이 된다. 십계명은 단순한 도덕률을 넘어서 이스라엘 공동체의 신앙적, 사회적 토대를 구축하는 법이 되며, 특히 우상숭배 금지, 안식일 준수 등의 계명은 반복적으로 강조된다.

 

 

광야에서 하나님께 율법을 받은 이스라엘 백성은 점차 공동체로서의 모습을 갖추기 시작했다. 그러나 모세가 산에서 하나님의 계명을 받는 동안, 산 아래에 있던 백성들은 지도자 없이 불안해하며 급기야 우상을 만들기에 이른다. 아론은 금을 모아 금송아지를 만들고, 백성들은 그 우상 앞에서 춤추며 경배한다. 이는 성경에서 말하는 가장 대표적인 ‘우상숭배’ 사건으로, 하나님은 이에 크게 진노하셨고 모세는 십계명이 새겨진 돌판을 산 아래로 던져 깨뜨리며 분노를 표출한다. 이 사건을 통해 성경은 인간의 불완전함과 하나님께 대한 절대적인 충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금송아지 사건 이후, 모세는 다시 하나님의 용서를 구하며 율법을 다시 받는다. 이후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로 이어지는 모세오경의 마지막 부분들은 율법의 구체적 조항들과 이스라엘 백성의 생활 규범, 제사 제도, 죄와 속죄의 체계, 지도 체계 등을 다룬다. 특히 레위기는 제사장 직무와 정결례에 대한 세세한 규칙들을 담고 있고, 민수기는 인구 조사와 광야 여정을 중심으로 한 공동체의 기록이며, 신명기는 모세가 가나안 입성을 앞두고 백성들에게 전한 마지막 유언과도 같은 율법 요약이다.

 

 

하지만 모세는 약속의 땅 가나안에 발을 들이지 못한 채, 느보산에서 가나안을 멀리 바라보며 생을 마감한다. 그의 뒤를 이은 인물은 충직한 종 여호수아이다. 여호수아는 요단강을 가르고, 여리고 성을 무너뜨리며 가나안 정복의 선봉에 선다. ‘하나님이 함께하신다’는 믿음 아래 이스라엘 백성은 각 지파별로 땅을 분배받고 본격적인 정착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여호수아의 죽음 이후, 이스라엘은 반복되는 혼란에 빠진다. 사사기의 시대가 도래하며, 이스라엘 백성은 하나님을 잊고 우상을 숭배하고, 이방 민족의 침략을 받으며 고통을 겪는 악순환에 빠진다. 이때 등장하는 인물이 바로 사사들이다. 사사란 전통적인 왕이나 제사장이 아닌, 하나님께서 임시적으로 보내신 구원자이자 지도자이다. 대표적인 사사로는 기드온, 입다, 삼손 등이 있다.

 

 

기드온은 300명의 소수 정예로 대군을 무찌르며 하나님의 도우심을 체험한 전사였고, 입다는 전쟁에서 승리를 위해 하나님께 딸을 제물로 바친 비극적 인물로 묘사된다. 삼손은 하늘이 내린 힘을 지녔지만, 블레셋 여인 들릴라에게 배신당해 힘의 근원인 머리카락을 잘리고 포로가 된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다시 자란 머리카락과 함께 하나님의 힘을 되찾은 삼손은 블레셋 신전 기둥을 무너뜨려 수많은 적과 함께 장렬히 죽는다.

 

 

사사기의 혼란 이후, 하나님의 명령으로 사무엘이 등장한다. 그는 마지막 사사이자 예언자로서, 이스라엘 역사상 가장 중요한 변곡점인 왕정시대를 열게 된다. 백성들이 왕을 요구하자, 하나님은 그 요구를 들어주시고 사무엘은 잘생기고 장대한 청년 사울을 첫 번째 왕으로 기름 부어 세운다. 그러나 사울은 하나님을 완전히 신뢰하지 않고 자신의 판단을 우선시하며 불순종함으로써 하나님의 마음에서 멀어진다. 결국 하나님은 다윗이라는 새로운 인물을 선택하게 된다.

 

 

다윗은 베들레헴의 목동 출신으로, 골리앗이라는 블레셋의 거인을 돌팔매로 쓰러뜨리며 민족의 영웅이 된다. 이후 사울의 시기와 질투 속에서도 다윗은 차근차근 신뢰를 쌓아가며, 결국 사울의 죽음 후 이스라엘의 왕으로 등극한다. 다윗은 예루살렘을 수도로 삼고 강력한 왕권을 세우며, 성경에서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로 불릴 만큼 특별한 사랑을 받는 인물이다. 그러나 그 역시 밧세바 사건과 그로 인한 우리아의 죽음 등 심각한 죄를 저지르게 되며, 이는 그의 가문에 지속적인 갈등과 비극을 초래한다.

 

 

다윗의 아들 솔로몬은 부왕의 뒤를 이어 왕이 되며, 지혜와 부, 문화를 통해 이스라엘의 황금시대를 열게 된다. 그가 지은 예루살렘 성전은 유대교 역사에서 가장 상징적인 성소이며, 그의 판결과 판단은 오늘날까지도 ‘솔로몬의 지혜’라는 말로 남아 있다. 그러나 말년의 솔로몬은 수많은 이방 여성과의 결혼을 통해 외래 신들을 받아들이게 되고, 이로 인해 우상숭배가 확산된다.

 

 

솔로몬의 죽음 이후 이스라엘은 두 개의 왕국으로 분열된다. 북이스라엘과 남유다로 나뉘게 된 이 시기를 ‘분열왕국 시대’라고 한다. 북이스라엘은 쿠데타와 우상숭배가 끊이지 않아 결국 앗수르에 의해 멸망하고, 비교적 다윗 가문의 정통을 유지한 남유다는 바벨론에 의해 멸망하게 된다. 이 시기를 ‘바벨론 포로기’라 하며, 유대인들은 예루살렘에서 쫓겨나 타국에서 고통받는 삶을 이어가게 된다.

 

그러나 페르시아의 고레스 왕이 유대인의 귀환을 허락하면서, 이들은 예루살렘으로 돌아오게 된다. 스룹바벨은 성전을 재건하였고, 에스라는 율법을 다시 세우고, 느헤미야는 성벽을 재건하였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하나님의 구체적인 말씀은 400년 가까이 들리지 않았고, 이 시기를 ‘중간기’ 또는 ‘하나님의 침묵기’라 부른다.

 

 

이후 시서와 지혜문학이 이어진다. 욥기는 고통받는 의인이란 주제로 인간 고난의 의미를 되묻는 책이며, 리바이어던과 베헤모스 같은 상징적인 괴수도 등장한다. 시편은 찬양과 고백, 기도문이 시적으로 구성된 텍스트로, 다윗의 저작이 주를 이룬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등의 익숙한 구절이 여기에 속한다. 잠언은 지혜의 격언들이며, 전도서는 허무와 인생의 실존적 질문들을 탐구한다. 아가서는 솔로몬의 사랑 노래로, 가장 시적이고 낭만적인 성경 책 중 하나이다.

 

 

마지막으로 예언서들에선 이사야, 예레미야, 에스겔, 다니엘을 비롯한 많은 예언자들이 하나님의 뜻을 대변한다. 다니엘은 바벨론 포로기 당시의 인물로, 총리로 승진하여 신비한 환상과 예언을 통해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한다. 리워야단과 가브리엘, 미가엘 같은 천사장이 등장하며, 요한계시록과도 연관된 묵시적 상징들이 가득하다. 이 예언서들의 공통된 메시지는 심판과 회복, 그리고 언젠가 오실 구원자 메시아에 대한 예언이다.

 

 

이로써 구약 성경의 방대한 서사와 상징들은 끝을 맺으며, 다음 시대, 즉 예수 그리스도의 등장과 함께하는 신약 성경의 세계로 넘어가게 된다. 그러나 구약은 단순한 신앙적 텍스트를 넘어 인류 역사와 문학, 예술, 정치와 철학의 뿌리가 된 텍스트로, 그 이해만으로도 현대 사회의 기초적 교양으로서 충분한 가치가 있는 서사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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