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깊고 영원한 응답은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기도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때로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한 기도, 당장의 필요를 채우기 위한 기도를 드리지만, 오늘의 말씀은 그보다 더 깊은 차원의 기도를 초대합니다. 바로 하나님의 마음에 새겨질 만한 기도, 하나님께서 기억하시는 기도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외쳐지는 말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언약 안에서 드려지는 기도이며, 그 기도는 시간 속을 넘어 영원을 열어가는 열쇠가 됩니다.
창세기 9장 13절에서 하나님은 무지개를 두시며, 그것을 자신과 세상 사이의 언약의 증거로 삼으셨습니다. 이 말씀은 우리가 드리는 기도도 하나님과의 언약 가운데 기억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무지개는 그저 자연현상이 아니라 하나님의 약속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는 표징입니다. 하나님은 우리 인생에도 무지개 같은 언약의 증거를 심어두십니다. 우리의 기도가 그 언약을 기억하게 하고, 하나님의 마음속에 새겨지게 되는 것입니다.
주님, 나의 기도가 하늘에 사라지지 않게 하소서. 주님의 언약 안에서 기억되어 응답받는 기도가 되게 하소서.
이사야 49장 15절은 하나님의 기억하심이 얼마나 깊고 절대적인지를 보여줍니다. 어머니가 자식을 잊을 수 있을지라도 하나님은 결코 우리를 잊지 않으신다고 말씀하십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무심히 흘린 눈물 한 방울까지도 기억하시는 분이십니다. 우리가 들은 말씀, 우리가 드린 기도, 우리가 품은 믿음의 고백 모두가 하나님 앞에 살아 있습니다.
그렇다면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기도란 어떤 기도일까요? 이방인이 구하는 기도는 대부분 자신의 유익과 바람에 근거합니다. 그러나 하나님이 기억하는 기도는 복음을 중심에 두고, 하나님의 뜻과 영광을 위해 드리는 기도입니다. 그것은 중보의 자리에서 드려지는 기도이며, 나 자신을 위한 간구일지라도 하나님 나라의 흐름 안에 있는 기도입니다.
스가랴 3장에 나오는 여호수아는 더러운 옷을 입고 있었지만, 하나님은 그의 죄악을 제거하시고 아름다운 옷을 입히십니다. 이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받는 은혜입니다. 죄로 인해 더러워졌던 우리에게 하나님은 의의 옷을 입히시고, 우리를 기억할 만한 자로 세워주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을 낮추되, 그리스도 안에서 기억될 수 있는 기도를 드려야 합니다.
기도는 단지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 영혼을 단련시키는 시간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불에서 꺼낸 그슬린 나무 같았던 우리 인생도, 하나님의 손길 안에서 회복되고 아름다워집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돌 같은 우리의 마음에 새싹처럼 돋아나 새로운 생명을 일으키십니다. 하나님의 기억 속에 우리는 무지개처럼 빛나고, 언약의 백성으로 서게 됩니다.
주님, 오늘도 내 기도가 하늘의 언약 안에 기억되게 하소서.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사람, 생각만 해도 즐거운 사람이 되게 하소서.
성경에서 파수꾼은 단지 경계를 서는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 백성을 위하여 기도하는 중보자의 역할을 맡습니다. 이사야 62장에서는 “성벽 위의 파수꾼”을 통해 하나님께 끊임없이 기억되게 하는 기도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파수꾼의 기도는 멈추지 않습니다. 주야로 기도하며 하나님의 언약이 이 땅에 실현되기를 간구합니다. 우리의 가정, 교회, 지역, 그리고 다음 세대를 위해 파수꾼처럼 서서 기도하는 자가 될 때, 하나님은 그 기도를 기억하시고 그 땅을 고치시는 은혜를 주십니다.
솔로몬의 기도도 그러했습니다. 열왕기상 8장에서 솔로몬은 성전을 향한 기도를 하나님께 드립니다. 그는 백성들의 간구를 하늘에서 들으시고 사하여 달라고 간청합니다. 이는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하나님과의 언약에 근거한 믿음의 기도입니다.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기도는 바로 이런 것입니다. 믿음과 언약에 뿌리내리고, 하나님 나라의 성취를 갈망하며 드리는 기도입니다.
그 결과, 백성은 하나님이 주신 은혜로 인해 기뻐하고 즐거워했습니다(열왕기상 8:66). 기도는 슬픔을 기쁨으로, 두려움을 담대함으로 바꾸는 통로입니다. 성전에서 드리는 기도는 결코 허공에 흩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도를 들으시며, 기억하시고, 반드시 응답하십니다. 그 응답은 단지 문제 해결을 넘어서,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는 승리의 잔치로 이어집니다.
주님, 오늘도 우리 가정과 자녀, 이 땅의 모든 렘넌트를 기억하여 주소서. 하나님의 언약 붙잡고 간구할 때, 우리의 기도가 하늘에 닿게 하소서.
교회는 만물을 복종케 하시고 충만케 하시는 하나님의 현장이며, 그리스도의 몸입니다(에베소서 1:22–23). 우리가 교회를 사랑하고, 교회 안에서 기도할 때, 하나님은 그 기도를 통해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십니다. 성소의 뜰에서 드리는 기도는 원수에게 빼앗기지 않는 응답의 상징입니다. 그것은 바로 시편 23편의 고백처럼, 원수의 목전에서도 차려진 잔치를 경험하는 은혜입니다.
이사야 62장 11–12절은 우리에게 선포합니다. “보라 네 구원이 이르렀느니라... 보라 상급이 그에게 있고 보응이 그의 앞에 있느니라.” 하나님은 우리에게 구원뿐 아니라 상급과 보응을 예비하신 분이십니다. 이 복음의 길, 선교의 길은 절대불가능을 절대가능으로 바꾸는 길이며, 우리가 높이 들어야 할 복음의 깃발입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세상 가운데 복음의 깃발을 높이 들고 나아가기를 원하십니다.
주님, 나도 선교하게 하소서. 나도 전도하게 하소서.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그 기도, 그 헌신이 나의 삶이 되게 하소서.
결국, 하나님이 기억하시는 기도는 예배에서 시작되고, 언약으로 이어지며, 선교로 열매 맺는 기도입니다. 그것은 하나님 앞에서 살아 숨 쉬는 기도이고, 하나님 나라의 흐름 안에서 계속해서 역사하는 기도입니다. 우리 인생에 하나님의 사랑이 깃발처럼 날리는 축복의 현장을 이루게 하소서. 하나님이 찾으신 그 제자, 잊지 않으시는 그 자녀로 우리가 살아가게 되기를 소망합니다.